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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밀5: 최후/상황16/3층/민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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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찌어찌 델타 조의 납치범들을 따돌리고 열심히 뛰었다. 먼지구름 속을 2분 정도 뛰자, 또 다른 방이 나타났다.

 : “여기는 또 ㅁ... 으아악!”

아까 싸우던 방은 전체가 타일로 뒤덮여있어서 그나마 나았지만, 여기는 영 아니다.

콘크리트와 튀어나온 철골이 훤히 드러난 조악한 마감, 곳곳에 난 손톱이 긁힌 자국,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피 웅덩이... 그나마 저 멀리 환풍구에서 내려오는 오후 4시의 석양 빛이 이 어두운 방을 그나마 밝혀주고 있었다.

민수가 의도적으로 연출한 건지는 몰라도, 이 방은 우리들에게 불길한 인상을 밝혀주는 것이 확실했다. 당장이라도 우리들의 최후가 여기서 결정된다는 인식이, 그러니까 여기가 복수극의 끝이 된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될 즈음, 진호가 입을 열었다. 공포에 가득 쩔어있는 목소리였다.

진호  : “어... 정말 기분나쁜 방인데...? 빨리 나가지 않으ㅁ...”

민수  : “어이쿠, 언제 오셨대?

드디어 민수가 등장했다. 그래, 이제 시작이다.

민수의 첫 마디는 역시나 예상대로, 깔보는 시선의 대화였다.

민수  : “싸우는 거 잘 봤어. 특히 그 포크레인, 아~주 흥미진진했다고?”

...풋, 어이가 없다. 우리 모두 단체로 어이가 나간 모습이었다. 민수는 약간 인상을 찌푸렸는데, 이러다간 위험해질 것 같아서 웃음보도 수습할 겸 말을 꺼냈다.

 : “그래서 네 결론이 뭔데? 이 싸이코야.”

잠시 정적이 흐르더니, 민수가 손가락 엿을 날리며 대답했다.

민수  : “진짜 모르겠냐. 너희들이 뒈지는 거잖아! 내가 몇 번 말을 해야 알아들을까?”

 : “우리가 여기까지 와서 순순히 죽어줄 것 같냐?”

대환  : “당연하지. 우리 4명은 전부 여기서 살아서 나갈 거다, 이 삐–삐–야.”

민수는 이 상황이 웃긴지 코웃음을 치더니 머리를 잠깐 만졌다.

민수  : “이야~ 아주 기가 막힌 우정이시네요? 이제 그 우정인가 뭔가... 마음껏 발휘하라고!”

민수가 미소를 짓더니 방에 있던 조그만 버튼을 눌렀다.

그런데...

진호  : “어어?! 이게 뭐야?”

우웅-

수찬  : “무, 무슨 소리야!?”

방 곳곳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!

철커덕

민수  : “자- 쓰레기는 로봇들이 처리해주겠지?

민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리를 향해서 거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오는 것은...

로봇, 아니 살인 로봇들이었다.



지잉- 쿵!

으엑, 저건 뭐야!? 내 입에서는 당연히 이런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.

무지막지하게 큰 기계는 우리를 완전히 깔아뭉갤 작정인 것 같았다. 그렇다면,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 뿐...

 : “빨리 튀어!”

수찬  : “뭘 그렇게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, 당연히 그래야지!”

쾅! 쾅! 쾅!

저 소음 속으로 빨려들어간다면, 장례는 둘째치고 일단 시체나 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.

민수  : “어라, 우리 장난감들이 어디 갔을까~?”

미친놈. 작게 한마디 욕을 내뱉으면서 일단 무작정 달렸다. 그래야만 살 수 있는ㄷ... 어?

대환  : “갈림길이야!”

제기랄, 왜 이럴 때만 갈림길이 나오냐! 어디로 가야 하지...?